북앤톡

먼저 먹이라

작성자
junminsd
작성일
2016-11-07 16:17
조회
758

삶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학위를 받았는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우리가 얼마나 거창한 일을 이루었는지에 의해

우리는 판단받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내가 배고플 때 당신이 내게 먹을 것을 베풀었는지

내가 헐벗었을 때 당신이 내게 옷을 입혀주었는지

내가 거리에서 헤맬 때

당신이 나를 안으로 들였는지에 따라

우리는 판단될 것입니다.

배고픔이란 꼭 빵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굶주려 있다는 것

헐벗었다는 것은 꼭 옷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배려를 받지 못해

헐벗었다는 것

집이 없다는 것은 꼭 벽돌로 지은 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거절당하여 갈 곳이 없다는 것이랍니다.

 

We can do no great things-

only small things with great love.

마더 데레사의 시와 어록중에서

 

먼저 먹이라

타자를 위한 삶? 내가 힘든데 어떻게?

먼저 크게 다가오는 나의 결핍,

그  이유가 우엇이든

 하느님의 명백한 현존을 거부할 때

세상의 무기로 해결 할 수 있다는 의식은

자신만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인간의 이성과 의지로만  파악될 수 있는

세상의 가치는

자신이 진정 목말라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깨닫지 못하게 만듭니다.

 

'먼저 먹이라'

'비참하게 죽고 무능하게 매달려 있는 예수,

당신이 전능하신 하느님 맞나요?

왜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나요?'

목마른 예수님은 그것을 우리 앞에

 먼저 내어 놓았습니다.

자기애의 덫에 갇힌 우리를 위한 사랑으로

당신이 먼저.

 

먼저 먹이라

검은색 표지에 마더 데레사의 주름진 얼굴은

 목마른 이들에게 물을 주는것이

이제 나의 몫이라고 촉구 합니다.

시간의 종말

이국 선교사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잿빛 상복

순교의 터에 울려 퍼지는 첼로 선율

검붉은 선혈의 흔적이 가슴 깊게 스며듭니다.

 

'그리스도의 몸', '영원한 생명'

 오랫만에 참례한 새벽미사는

은총으로 충만한 하루를 열어줍니다.

자비를 실천하며 '무너진 세상을 걸어간 성녀'

죽음으로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

그들에게 헌정된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사랑하기 위해 낫선 땅에 남아있는 사제들

그들의 삶과 이야기 안에서

오늘 나는 새로운 가을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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