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연중 제 22주일 강론

작성자
박진용
작성일
2020-09-05 00:33
조회
501
연중 제 22주일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신앙이 세속에 흔들리고,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조차도 세속의 힘에 항복하는 이 힘겨운 시간 속에서 오늘의 전례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영성’을 말씀하십니다.

제 1독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느님께 항복하는 소명’을 전하고, 제 2독서는 바오로 사도를 통하여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하느님의 뜻을 찾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은 베드로 사도를 통하여 ‘누구든지 부르심에 응답하려면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의 제물이 되어야 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적인 충만함이 아니라 “영성”입니다.

유다 왕국의 타락과 부패, 이 망국적 상황 속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은 강렬했습니다. ‘부르심’에 대한 예레미야의 생각은 달랐지만 이스라엘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예레미야는 자신에게 내려지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타오름을 견디지 못하고 하느님께 항복하였습니다. 부르심에 대한 항복, 예레미야는 그렇게 하느님과 이스라엘을 위한 ‘거룩한 산 제물’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한다.”

마태오 복음도 ‘하느님께 항복하여 거룩한 산 제물이 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창조의 역사’로 돌아가야 하는 인류의 역사, 하느님은 그 ‘회개의 역사’를 위하여 계속해서 인간을 부르시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부르심에 동화되지 않습니다.

신앙은 시대로부터 외면당하고, 세상의 힘에 눌린 신앙은 초라해지고, 외면당하는 신앙에도 신앙인들의 감각은 무뎌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무뎌진 신앙 그대로 살면서 십자가를 피하고, 외면하면서 하느님과 성전을 찾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유혹당하는 이 시대의 신앙 앞에서 복음은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을 따르라”명하십니다. 이것이 ‘하느님께 항복하는 길이요 생명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베드로의 수난 거부는 많은 묵상꺼리입니다.

유혹받는 베드로는 순간적으로 하느님께 저항하는 인간의 현주소입니다. 지금 이 땅에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두려움을 살며 신앙을 외면하고, 세상에 항복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만 생각하고, 수난을 거부하며 하느님을 회피하는 사람들 속에서 오늘 전례는 ‘하느님께 항복한 예레미야, 산 제물이 된 사도 바오로, 십자가를 짊어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합니다.

이 시대의 신앙 메시지는 ‘주어진 코로나-19를 짊어지고, 생명과 창조역사를 받아들이는 회개로 하느님께 항복함’을 요청합니다. ‘하느님께 항복함’이란 ‘하느님의 뜻’을 묵상하며 ‘용기와 인내’로 ‘산 제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아가 신앙인은 정확한 언론과 질병본부에 귀를 기울이고, 회개하지 않는 사람과 또 다른 종교인들을 위한 기도가 절실합니다. ‘신앙의 역사는 창조와 생명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