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톡

<가문비나무의 노래>를 읽고

작성자
junminsd
작성일
2017-03-16 07:14
조회
630



마틴 슐레스케의 손에 들려있는 raw material 로서의 가문비 나무가 깊은 울림이 있는 명품 바이올린으로 탄생하기까지 나는 줄곧 옹기장이 손에 들린 진흙이 된 느낌이 들어서 참 행복했다.나를 아름답게 빚어가시는 창조주 하느님의 손에 온전히 얹어진 기분이라 든든했고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때의 나의 모습이 그렇게 깊고 아름다운 울림이 있는 모습일 거라 생각하니 사뭇 기대도 된다.


척박한 환경이 고난이었어도 위기를 겪을 때마다 단단해지는 삶을 통해 나의 근본과 소명과 한계를 의식하는 순례자로서의 여정을 걷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억지로 강요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뜻을 품위있게 존중하시는 그분과 함께...마음을 활짝 열어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 가난과 시련 앞에서도 사랑을 믿는 힘을 통해 꿋꿋이 견디며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일이란 하나도 없음을 감당하며 살게 하신다. 나는 흔들림의 눈물을 많이 흘렸고 앞으로도 많이 흘릴 각오를 하며 살려고 한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덜 흔들리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건 그간 수도 없이 흔들림을 통과한 반증이다. 따라서 그 흔들림마저도 참 소중하다.나는 삶의 부조리 속에서도 믿음의 길을 굳건히 지키는 거룩한 고집은 반드시 의지적으로 사수할 것이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으니까...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신비 앞에서 믿음의 날개를 더욱 활짝 펼침과 동시에 신비 앞에 머리를 숙일 줄 아는 경외심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상반된 힘을 무시하지 않고 대립이 존재함에도 관계를 지키는 조화로움을 지니도록 훈련시키시는 그분의 손에 엊어진 느낌이다. 이해할 수 없는 다름을 존중하면서 다름에 비추어 나를 정화하고 나를 제동 걸게 하신다. 무슨 일이든 노력하면 나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엄청 하는데 오히려 나의 곤궁함만 가득 느낄 때 나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시는 그분의 무상적 사랑에 결국은 항복하게 된다.

나도 그분 손에 들린 로셀리나 바이올린이 되어 그윽한 울림이 되는 삶을 지금 여기서 사랑하며 살다가 마침내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는 은총 주시기를 기도하게 만드는 하느님에 대한 감수성 가득 느껴지는 책이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