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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나무의 노래

작성자
junminsd
작성일
2017-03-20 16:56
조회
640

 

  

눈부신 햇살이

겨울을 이겨낸 나무사이로 반짝이듯

흔적 없이 내린 봄비로

산과들의 초목에 물이 오르듯

가문비나무의 노래는

섬광처럼 강렬하고 예리하게

봄비처럼 조용하고 촉촉하게

내 마음을 조율했다.

 

감추어진 아집의 내피(內皮)마저 벗겨내는

고난과 위기의 순간이

고통의 한 가운데에서 의심뿐만 아니라

격렬하게 저항하며 투쟁했던 시간들이

나만의 울림을 내는데 필요한 날들이었다.

흔들림의 눈물마저 내 믿음을 젊게 하고

소명을 받아들이고 봉사하는 삶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의심과 불안마저

나를 깨어있게 하는

하느님의 사자(使者)일 수 있다니...

 

창조주의 손에 변화되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죄라 한다.

울림 있는 삶을 위해

내 안에 담긴 자아(自我)를 버리고

나의 원형인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내도록

그분의 손길에 온전히 나를 맡길 때

내면의 소리는 주변에 전달될 것이다.

나의 고유한 음색과 울림은

다른 이의 믿음과 사랑 안에서도

참다운 빛과 소리를 발견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울림' 이 되었을 때

하느님 나라에서 연주되는

멋진 교향곡이 될 것이다.

 

가문비나무는

카이로스’-깨어 있음으로

현재에 충실한 시간을 사는 사람은

일과 믿음을 분리시키지 않는다고,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는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만 하느님의 일에 참여할 수 있다,

믿음이란 하느님은 어떤 분인가?”하는 질문에

자신의 삶으로 답하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너의 일상이 초라해 보인다고 탓하지 말라.

풍요를 불러낼 만한 힘이 없는

너 자신을 탓하라(릴케).

-칼 라너의 신학단상 <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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