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성 요셉 대축일 미사 강론
성 요셉 대축일 (미사 강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신앙이 우리 그리스도교입니다.
끝까지 이스라엘을 사랑하셨지만 끝까지 그 아버지의 마음을 거부하며 도망쳤던 이스라엘,
배신과 고독감을 가슴 한 가득 품었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외아들을 보내신 하느님 아버지,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돌아온 탕자’는 “한없이 기다려주시고 돌아온 아들에게 버선발로 뛰어나와 입맞춤을 해주시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요 신앙고백”입니다. 우리 신앙은
그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요셉’ 성인을 사람들은 마리아의 배필, 아기 예수님의 양부로 부르고 있지만 오늘 우리는 이 대축일에 요셉 성인을 ‘아버지’로 부르며 고백하겠습니다. 의롭게 살면서도 배려심이 많았던 아버지, 우직하면서도 하느님께 순명으로 신앙을 고백하셨던 아버지, 가난한 목수의 직업 안에서 자신의 가정을 지켜내야 했던 속 깊은 눈물은 아버지의 눈물이었습니다.
다가서기 힘든 엄격함이 아버지였지만 그러나 우리가 아는 아버지는 언제나 속 깊은 아버지요
그리운 아버지입니다. 우리는 오늘 그 아버지에 대한 인순이씨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한 걸음도 다가설 수 없었던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얼마나 바래고 바래왔는지 눈물이 말해준다.
점점 멀어져 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
아버지를 밀어냈으면서도 자신은 계속해서 그 아버지를 붙잡고 있었던, 그래서 미워하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신앙고백이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날, 피맺힌 한을 풀어낼 수 없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아픔 속에서 원망했던 아버지였습니다. 진짜 미워했었지만 미움이라는 내면에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그리워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가서지 않았던 시간을 씻어낸 인순이씨는 이 노래를 통하여 뉘우침과 회개의 시간으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운 아버지, 그래서 미치도록 보고 싶은 아버지, 용서받을 수 없는 자신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끌어안아주실 그 아버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대축일에 그런 아버지, 요셉을 기억합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보여주신 아버지 요셉, 아기 예수의 아버지가 되었고, 그 아기 예수를 하느님의 부르심이 있기까지,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까지 끝까지 보살펴주신 아버지가 바로 요셉이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의 모든 아버지가 그런 요셉과 같은 아버지이심을 이 신앙 안에서
고백 할 수 있습니다. 무거운 어깨, 속 깊은 눈물이 우리의 가슴을 누르는 아버지, 가슴이 터져나가도 그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던 그런 아버지가 바로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그런 아버지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이 대축일에 요셉회를 이루고 계신 아버지, 바쁜 일정을 잠시 접고 하느님 아버지를 닮고 가정의 성화를 위하여 지금 이 자리에 서 계신 아버지, 가족이라는 이름 때문에 십자가를 짊어지신 그 아버지가 지금 이 자리에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 요셉을 기억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 아버지를 기억하며, 그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그 아버지께 박수를 보냅니다.
- 박 진용 F. 하비에르 신부 -
동영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