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책을 읽고서 누군가에게 그 내용을 말해 주려 하면 생각이 잘 안 날 때가 많다..

기억력이 흐려졌나...? 아님 눈은 글귀에... 마음은 콩밭에...이랬었나...?

암튼 어떤 이야기든, 글의 내용이든 참 구성지게 자기 생각도 섞어서 재밌게 말해주는 사람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다.


예전에 한창 두 아들녀석 공부시키느라 닥달하던 때에 아이들더러 동화책(영어든, 한글이든)읽고 나서 숙제를 내주곤 하였다.

이름하여 "북리포트" 즉, 감상문을 적어보라는 것이다.

막상 내가 한번 적어보려 하니, 그때 당시 그 녀석들의 심정을 이제사 알고도 남을 것 같다...


여기 홈페이지에 처음 글을 올리는데 신앙선배님들의 깊은 사색의 글들을 보노라면

미천하고 얕은 깊이의 나이든 어린신앙(?)인 주제인지라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마음을 열고 하나씩 배우는 자세로 용기를 내어 봅니다...


이 책...

"교부들과 함께하는 사색(이상규 신부님)"은

얇지만 결코 얇지 않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두고 두고 다시 되짚어 읽으며 사색해야 할 화두(명제)를 던져 주는 커다란   "생각 보따리"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께서 여러가지 텍스트 또는 관련 자료로부터 교부에 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계실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마치 저자이신 이상규신부님의 그 따뜻하신 목소리로 내 옆에서 차한잔 나눠 마시며 조곤 조곤


 "이건 말이지...." 하며


하나씩 주제별로 말씀을 들려주시는 듯이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다.


▶ 목차의 주제들이 그 자체만으로 깊이 묵상하고 사색해 볼수 있는 화두이며..


▶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아름다운 그림과 성화들은 읽는이로 하여금 멈춰 시선을 고정한 채 깊이 빠져들게 한다.

   (단지,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사진이나 그림에 대한 짧은 설명 한, 두줄 정도가  곁들여졌더라면....)


▶ 각 주제별로 여러 교부들의 보물같은 말씀들을 구절마다 인용해 놓아서 나로 하여금 그 책을 구하여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역시,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부록으로 따로 마련하여 교부들 말씀 구절의 중간생략을 하지 않은 채 해당 부분을 다 실으셨더라면..)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시간의 방울들"이란 주제에 대하여 그냥 편하게  생각해보자 한다..


시간에 대한 저자 신부님의 도입 말씀이 깊이 와닿는다..


' 시간은 가는 것이요, 동시에 오는 것이리라. 지나간 것을 과거라 하고 머무는 것을 현재라 하며 다가오는 것을 미래라 부른다.

하지만 진정으로 시간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릴적 푸른 꿈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어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던 때가 아련히 떠오른다.

그 후로 줄곧 30년 가까운 세월을 지나온 지금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것 같다.

그야 말로 내 청춘을 바치고 지나온 것 같다.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세월.... 

 " 그 시간의 빠름"을 깊이 실감하게 된다..


잠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말씀을 인용해본다..


" 지나간 것은 이미 없는 것이요, 다가오는 것은 아직 있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어찌 이러한  '있지 않은 것'을 부르며 보고 또 잴수 있단 말인가?

  또한 현재가 늘 현재로 있다면 흐르는 것이 아닐지니 더 이상 시간이라 할 수 없는바,

  어쩔 수 없이 현재는 과거로 흘러가야만 한다.

 그래서 시간은 '아니 있음으로의 흐름'인 것이다.

 그러나 이 말 역시 시간의 모호함을 더욱 드러낼 뿐,

  아! 도대체 시간은 무엇이란 말인가?"   (고백록 11,14 참조)


'시간의 방울'이라 함은 아마도 시간의 가장 작은 단위를 나타낼 터인데....

시, 분, 초를 더 쪼개고, 또  쪼개어 들어가 보면...

책의 저자신부님의 말씀처럼 아주 짧은 '순간', '찰나' 정도이지 않을까..?


'찰나'.... 이 말 한마디에 담긴 철학적 의미는 참 깊을 것 같다. [그냥 어리석은 나의 느낌상으로...]


개인적으로 '순간', '찰나'라는 말을 대할 때마다..


인간의 나약함...

인간의 유한함....그리고

덧없음과 같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기껏 100년을 넘기지 못할 것을.....'


기껏 오래 살아야 100년에서 조금 더...?,  아님 그보다  훨씬 덜.....?

나에게 주신 그 삶의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수 없지만...


그저 욕심을 부려 보자면...

지금 맘 같아서는 한 80년 정도만 느끈히 내힘으로 움직여 다닐 수 있는 만큼의 건강과

가는 날까지 흐려지지 않는 기억력을 가진 채, 그렇게 나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마무리 할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참 감사할  것 같다.

물론 그때가 되면 다시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욕심을 부리게 되겠지만..


그러나 당장 내일 어떻게,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를..

아니 몇 분, 몇시간 뒤의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질 지를 정확히 내다 볼수 없는 만큼


나에게 주어진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바로 지금에

나의 모든 것을 바쳐 최선을 다하며 늘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시간에 대한 나의 가장 정중한 예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진정으로 사랑하자....,  기쁘게.....감사하자...

                                                                                     그리고 새로이 다가올 내일을 행복하게 맞이하자...   "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그 24시간을 깨어 있건, 잠들어 있건,

진심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사랑하자...

그리하여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여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어버린 어제를 회상하며...


'그래...잘 살았군... !!!',   '이 정도면 잘했어...!!!' 하며


나 자신을 격려할 수 있다면...

만족스러운 시간 다룸이 아닐까 싶다.. "


그렇게 하루하루 그날만을 생각하며 무엇을 하든, 누구와 만나든, 어디에 있든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다보면

어느새 은퇴를 하고

이제는 집에서 오늘은 무얼하며 보낼까 하며,

새로운 시간과의 사귐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채 10년 남짓 남은 시간들.... 나에게 주어진 내가 사랑하는 나의 일(job, research)과 동행할 수 있는 시간들이다...

10년이면... 이제부터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여도 10년 세월이면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어도

그에 버금가는 정도는 될 수 있다고 하였겠다....?

전에 한창 유행하던 1만시간 법칙인가... 하는.......(하루 3시간씩이면 10년이면 10,950시간이 되나...? 암튼....ㅎ)


커다란 용기를 내어,

식지 않는 열정으로

그 남은 10년을 살다보면...

새로운 제 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늘 오늘과 같은, 그리고  지금 이 순간과 같은,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 내려 주소서...." 진심으로 간절히 청원해 본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께서 저술하신 '시편 상해, 101,2,10'의 말씀을 인용하며 미천한 저의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오, 모든 시간에 앞서 계신 '말씀'이신 님이여!

                                                                            당신으로 비롯된 창조된 시간 안에 영원이신 님께서 오시었나이다.

                                                                                 시간 안에 지음 받은 우리를 다시 영원에로 부르시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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