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4시집 『참 아름다운 사람』 발간

 

 

김영우 시인이 산수(傘壽, 80세)를 맞아 4시집 『참 아름다운 사람』을 발간하였다. 지병(持病)이 위중한 상태에서 창작한 작품집이다. <척추, 폐암, 뇌졸중/ 악마와 싸우는 투사는/ 동분서주 바쁘다>면서 <어제는 충남대병원/ 오늘은 서울 삼성병원/ 내일은 부산 우치과> 등의 통원치료로 지치고 고달파 보이지만, 선생은 <손 떨리고 눈이 침침해도/ 성령의 힘으로 일어서서/ 오늘도 또한 시를 쓰련다.>고 의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리하여 몇 년 전에 이루었던 기적을 다시 한 번 현실화하려는 굳은 의지를 시에 담았다. 첫 시집 『길 따라 물길을 따라』에 이어, 둘째 시집 『갈맷길을 걸으며』는 희수(喜壽, 77세)와 금혼(金婚, 50년)을 기념한 저작이었기 때문에 신앙의 깊이와 세상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었다. 셋째 시집 『비바 파파, 치유의 미소』는 가톨릭 신앙을 중심으로 묶은 시집이었다.

 

4권째 발간하는 이 시집은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며 작품을 창작하고 사진을 찾아내어 편집하였다. 서두에 칼라 사진을 편집하고, 뒤에 작품과 평설을 수록하였다. 이 시집을 읽으며 <지고(至高)한 신앙의 깊이를 지탑(紙塔)>으로 세운 것> <김영우 시인이 빚은 작품들은 대부분 기적의 발자취라는 것>, <신앙의 신비와 은혜에 감사하는 삶의 족문(足紋, foot print)>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시집이다.

 

 

* 서평(감상기)

김영우 시인은 해운대 성당의 해성노인대학에서 발표한 글(「노년기의 자아통합」)에 자신의 내면을 표출합니다. <인생은 언제라도 지금부터야! 누구에게나 아침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102세에 타계한 일본 ‘시바다 도요’ 할머니를 예로 들면서 부지런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것을 주문합니다. 시바다 도요 할머니는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하여 99세에 『약해지지 마』란 시집을 출간한 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본이 발간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입니다.

 

동시에 자신의 체험담을 통하여 연만(年滿)한 학우들을 격려합니다. 설곡 선생은 59세에 IMF 사태를 맞아 사업을 청산하고, 65세에 ‘작은형제회’에 입회하여 세례명 프란치스칸이 됩니다. 70세에 대전가톨릭 신학대학에 들어가 교리신학을 공부하였고, 71살에 실용문예 창작과에 입학하여 72살에 수필과 시로 등단합니다. 이후 수필집 『아내의 십자수』를 발간하고, 이어서 시집 4권을 발간합니다. 나이와 질병을 극복하고 이룬 삶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설곡 김영우 시인은 크고 작은 정서적 충격을 시로 빚습니다. 자신은 물론 가족과 교우들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모두 시의 제재(題材)가 됩니다. 그리움과 사랑, 신앙과 신비, 그리고 자연을 소재로 한 글쓰기도 작품으로 거듭납니다. <달빛과 마주앉아/ 별들을 헤아리며 글을 쓴다./ 수많은 시인이 저 달을 보고/ 얼마나 마음의 향기를 피웠을까?> 상념에 젖어보는 것도 시창작의 원천입니다. 때로는 <사랑을 속삭이며/ 오색 무지개다리를 놓으면/ 추억에 잠 못 이루는 밤/ 오작교를 건너는 꿈>도 사랑의 시로 태어납니다.

 

그러면서 <모아놓은 창작 시 챙겨/ 네 번째 시집을 발간하면서/ 초생달, 나의 일생 돌아보고/ 달빛이 지기 전에 꽃을 피울까?> 시집 발간의 소망도 작품에 담습니다. 춘하추동 자연의 변화도 작품에 투영되고, 살면서 경험하는 희로애락도 생명을 얻습니다. 신앙에 대한 비의(秘意)와 신념이 작품에 힘을 싣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서정으로 작품의 문학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설곡 선생의 작품에는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신봉하던 유불선(儒彿仙)의 전통과 가톨릭 신앙이 융합되어 빚어진 작품도 여러 편입니다. 즉 ‘物’과 ‘我’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인식, ‘彼’와 ‘我’가 교집합의 범주에서 물아일체(物我一體)를 이루는 각성이 작품에 수용되어 있습니다. 산수(傘壽) 기념으로 발간하는 설곡 김영우 시인의 4시집에 수록된 작품 감상을 마칩니다. 이 작품들에는 선생의 삶의 성찰, 신앙의 신비, 정서의 오롯함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향원익청(香遠益淸)하기를 기원합니다.

- 리헌석(문학평론가)